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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판타지아, 탄생과정, 구성, 역사적 의미

by 감성힐링 블로거 2023.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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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디즈니 - 환타지아

판타지아의 탄생과정

<판타지아(Fantasia)>는 월트 디즈니 프로덕션의 세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클래식 음악을 애니메이션으로 해석하여 시각화시켰다는 측면에서, 유례없는 실험성과 상상력을 선보인 작품이다. 개봉 당시에는 흥행에 실패했으나 후에 걸작으로 재평가되면서, <판타지아 2000>이 속편으로 나오기도 했다. 미키마우스는 1928년에 등장한 이후 월트 디즈니 프로덕션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도널드덕이 인기몰이를 하면서 미키마우스의 존재감이 시들해지자, 디즈니는 미키마우스가 출연하는 단편 애니메이션, <마법사의 제자>를 구상하기에 이른다. 디즈니는 클래식 음악과 애니메이션의 접목을 통해, 음악적 요소가 움직임을 주도하는 환상적 느낌의 작품을 만들어보고자 했다. 그러나 제작비가 치솟고 <마법사의 제자>만으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디즈니는 다른 클래식 곡을 더 추가하여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쪽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판타지아의 구성

"판타지아"는 디즈니의 거대한 애니메이션 유니트 중 단일체, 그 가구는 클래식 음악과 애니메이션의 조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디즈니는 필라델피아 관현악단의 지휘자인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와 음악 평론가인 딤스 테일러를 영입하여, 함께 클래식 음악을 선곡하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나갔다. 이 유례없는 실험에 걸맞게 디즈니는 판타사운드라는 새로운 음향시스템을 개발한다. 33개의 마이크와 아홉 개의 독립적인 광학 녹음기로 녹음하는 판타사운드는 후에 서라운드 시스템의 원조가 된다. 스토코프스키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이 판타사운드 시스템으로 영화에 들어갈 음악을 녹음했고, 딤스 테일러는 영화에서 각각의 곡에 대한 소개와 해설을 맡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8편의 클래식 곡에 각각 다른 감독의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판타지아“가 탄생한다. 2년 이상의 제작 기간과 200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 작품으로, 당대의 기준으로는 전례 없는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시작은 파란색 배경의 어두컴컴함 무대에 단원들이 악기를 들고 자리 잡는 모습이 보인다. 곧이어 테일러가 등장하여 “판타지아”에 대한 개괄적인 해설을 시작한다. 테일러는 “판타지아”의 이미지와 이야기가 훈련된 음악 전문가의 해석이 아니라, 미술가들이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상상력을 발휘한 결과임을 밝힌다. 곧이어,  뚜렷한 이야기를 가진 곡, 뚜렷한 줄거리는 없지만 어떤 형상이 인지되는 곡, 음악 그 자체를 위한 곡, 이렇게 세 가지 종류의 음악이 나온다고 간추린다. 첫 번째 곡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D 단조>로, 자유로운 형상과 움직임을 통해 음악 그 자체의 느낌을 표현한 것이다. 두 번째 곡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으로, 요정과 춤추는 버섯, 꽃 등을 통해 자연물의 아름다움을 담아냈다. 세 번째 곡뒤카의 <마법사의 제자>로, 미키마우스가 마법사의 힘을 빌리려다 오히려 그 힘에 휘둘리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환타지아”의 시작이 된 단편이며, 이야기가 먼저 나온 후 이야기에 맞춰 음악이 작곡되었다. 네 번째 곡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으로, 태초의 자연이 탄생하고 진화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다섯 번째 곡베토벤의 <전원 교향곡>인데, 월트 디즈니는 이 곡의 배경을 올림푸스 산으로 설정하여 신화적 동물과 신들의 모습을 표현했다. 여섯 번째 곡폰키엘리의 발레곡인 <시간의 춤>으로, 타조, 하마, 코끼리 등이 등장하는 발레 공연을 코믹하게 담아냈다. 일곱 번째여덟 번째 곡무소륵스키의 <민둥산의 하룻밤>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로, 두 곡의 대조를 통해 성과 속의 투쟁을 표현했다. 흥미롭게도 테일러는 영화의 인터미션 직후, 남 앞에 나서기 싫어하지만 영화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며 사운드트랙을 마치 한 명의 인격체인 양 소개한다. 부끄럼을 많이 타는 사운드 트랙은 하프, 바이올린, 바순 등 악기의 소리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로 변신한다. 이 대목에서, “판타지아”가 음악의 시각화라는 공감각적 심상을 겨냥한 작품임이 간명하게 드러난다.

판타지아의 역사적 의미

“판타지아”는 예술적·기술적 혁신성으로 시대를 앞서나간 작품이었으나,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실패했다. 관객은 디즈니의 새로운 실험을 낯설어했고, 비평가들은 테일러의 해설이 클래식을 가르치려 든다며 불쾌해했다. 일부 비평가들은 음악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는 입장 자체에 비판적이었다. 제작 과정에서 거의 모든 곡이 애니메이션에 맞추어 일부 삭제되거나 수정되었다는 사실 역시 논란이 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유럽 시장의 배급망이 끊긴 상황이나, 극장에 판타사운드 시설을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도 작품의 수익 악화를 부추겼다. 작품성은 수십 년이 흐른 뒤에야 인정받기 시작했다. 제작 50주년을 기념해 원판에 가깝게 복원되어 1990년에 재개봉되었고 이듬해에 비디오로도 발매되어 대성공을 거두었다. 2000년에는 <판타지아>의 후속 편이라 할 수 있는 “판타지아 2000”이 최초의 아이맥스(IMAX)용 애니메이션 영화로 미국에서 개봉되기도 했다.